
이완 작가의 첫 한글 새김 작품집 - 한글 문자 조형을 새롭게 바라보다
삼 백 점에 이르는 '돌의 상처'는 이완 작가가 십여 년 간 기록한 조각이다.
작가는 선과 여백의 구성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며 한글 문자 조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.
네모난 돌은 문자 실험적인 동시에 문자 유희를 즐기는 작가의 놀이터이다.
- 전각은 서예와 함께 오랫동안 문자 예술의 축을 담당해왔다. 동서양을 막론하고 돌과 쇠, 나무, 뿔 등에 새기는 문자와 기호는
개인의 신분과 사회적 지위를 인증하는 수단이었다. 동양에서 옥쇄로 대표되는 정치적 권위는 과거는 물론 오늘날에도 변함이 없다.
그러나 이 책은 전각이 지닌 역사성 대신 현대적이며 사적인 접근에 집중한다. 일상언어와 사적인 기억을 다루는 작품들은
권위를 내려놓는 대신 돌의 물성에 주목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. 인쇄된 글자, 그린 글자, 종이에 쓰고 가공한 글자들에서는
볼 수 없는 글자의 깊이와 물성은 도장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다.
도장의 사회적이고 물리적인 수명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...그렇기 때문에 이제 전각을 예술로 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.
<돌의 상처>는 전각을 통해 도장의 일상성을 걷어내며 유일성과 예술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.
한자의 서체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전서를 새기던 전각이 사람들에게 의미를 전하는 전각으로 거듭나는 기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.
- 육심현-
[작가 소개]
1982년 강원도 동해에서 나고 자랐다. 원광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북경에서 삼 년간 유학 생활을 했다.
귀국 후 캘리그래피 회사에서 강사 겸 작가로 잠시 활동하였고 현재는 서예와 전각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.
Instagram: 2wane@instagram







